참순이네

3박 4일 치앙마이 여행기

태국에 약 두달 정도 거주하면서 원래는 라오스에 한번 갔다 와 보려고 했었는데, 여행사 관계자분이 라오스 보다는 치앙마이가 훨씬 좋다고 하셔서 결국에는 치앙마이를 짧게 3박 4일 동안 다녀왔습니다. 사진이 많아 로딩이 길 수도 있습니다.


1일 차

방콕-치앙마이 간 기차나 버스도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들 것 같아서 그냥 비행기로 다녀왔습니다. 비행기 값은 약 ฿4,500 정도 나왔습니다.

수완나품 공항

수완나품 공항에서 VietJet Air 항공사를 이용했는데, 수완나품 공항 국내선에는 흡연실이 없어서 슬펐습니다. 치앙마이로 가는 내내 미리 잔뜩 흡연을 해두지 않은 자신을 원망했습니다.

비행기

비행기로 1시간도 채 안되서, 거의 한 40분 만에 치앙마이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기차인가 버스인가로 가면 거의 반나절이 걸린다고 들었는데, 비행기가 빠르긴 빠른가 보네요.

치앙마이 공항 택시

치앙마이 국제공항에서 시내까지 택시 요금이 ฿150 정찰제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공항 내에서 택시 승차권(?) 같은 것을 끊어주고, 그걸 가지고 택시 대기줄로 갔더니 알아서 호텔 물어봐주고 내려다 줍니다. 궁금해서 그랩으로 가격 확인을 해봤더니 약 ฿250~330 수준입니다.

두앙타완 호텔
두앙타완 호텔

제가 묶은 두앙타완 호텔은 꽤 괜찮았습니다. 그래도 4성급 호텔이었고 객실도 깨끗하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근데 방음이 너무 안되서 옆방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 떠드는 소리가 다 들립니다. 방음은 여러모로 참 기본적인 설비인데,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위치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올드시티

사원들과 갤러리 샵, 카페들이 밀집해 있는 시내 느낌의 장소입니다. 역사가 오래 된 곳이라고 합니다. 거리를 돌아다니며 옛 정취, 역사를 느낄 정도는 아니었고... 그냥 태국 사원 많은 시내 돌아다니는 느낌이었습니다.

타 페 게이트

방콕에서 치앙마이 간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생각보다 추운 지역이라고 했었는데, 방콕이랑 똑같습니다. 덥습니다. 밤에는 조금 더 선선한 것 같기는 한데, 어쨌든 덥습니다. 호텔에서 한 15분 걸으니까 올드시티의 입구 중 하나인 타 페 게이트가 보였습니다.

올드시티

올드시티 내부로 들어와서는 사원을 갔습니다. 방콕에서도 그렇게 주구장창 사원만 다녔었는데, 치앙마이까지 와서 또 사원을 보니까 재미가 너무 없었습니다. 덥기도 너무 더웠구요. 사원 나들이는 제 취향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폭염

길거리에 개들도 더워서 죽으려고 합니다. 이런 땡볕에 돌아다니면서 사원 구경이라니, 내가 여행을 온 건지 훈련을 온 건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태국 군인 훈련

더 웃긴건 실제로 이 날씨에 훈련을 받고 있는 군인(경찰?)들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굳이 이 땡볕에 관광객들 넘치는 광장에서 저렇게 할 필요가 있나, 이 동네는 훈련할 운동장도 없나 싶었습니다. 어쨌든 저렇게 개고생 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니까 한결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그래, 내가 쟤네보다는 편하다.

치앙마이 올드 시티
치앙마이 올드시티
올드시티 치앙마이

그렇게 힘을 내서 다시 사원 투어를 다닙니다. 올드시티 안에는 많은 수의 사원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유명한 사원은 한 3~4곳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천주교 신자인데, 태국에서 지내면서 사원을 하도 많이 가서 부처님한테도 이쁨 받을 것 같습니다.

태국 툭툭

해가 질 때 쯤에 완전히 지쳐버려서 사원 앞에서 관광객들을 노리고 있는 툭툭 기사님들께 제 몸을 맡겼습니다. 방콕에 거의 두달을 지내면서 '툭툭=호갱' 이라는 생각 때문에 한번도 이용을 안해봤는데, 치앙마이에서 처음 타봤습니다.

Fah Lanna Massage

올드시티를 빠져나와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미리 예약해 둔 마사지 샵을 찾아갔습니다. 'Fah Lanna' 라는 마사지 샵인데, TripAdvisor에서 1등 한 곳이라고 합니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서 이틀 전에 미리 예약을 해뒀었습니다. 아, 시원하긴 정말 시원했습니다. 이름 값 하는 곳이었네요.

 

야시장

마사지를 받은 후에는 야시장 투어를 했습니다. 사원+야시장 투어, 이거 방콕에서도 맨날 하던건데... 야시장 물건도 방콕과 비슷비슷합니다. 가격도 비슷비슷합니다. 그냥 전체적으로 비스무리 합니다.

치앙마이 Night Bazzar
Ploen Ruedee Market
치앙마이 Night Bazzar
Kalare Night Market

저는 'Night Bazzar', 'Ploen Ruedee Market', 'Kalare Night Market', 이렇게 3군데를 다녀왔습니다. 그 중에서 'Ploen Ruedee Market'은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푸드코트 느낌이었는데, 꽤 괜찮았습니다. 저는 'Kalare Night Market'에서 맥주 한병 사고 라이브 밴드 구경하면서 하루를 끝마쳤습니다.


2일 차

첫 날에 너무 돌아다닌 탓인지 도저히 호텔 밖을 나가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치앙마이의 진정한 매력은 휴식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아침에 일어나 호텔 조식을 먹고 방으로 돌아와 어느 카페가 휴식하기 괜찮은지 찾아봤습니다.

bear hug cafe
치앙마이 bear hug cafe

'Bear Hug Cafe' 라는 곳이 위치도 가깝고 평도 좋길래 가봤습니다. 와이파이도 빠르고, 커피도 너무 이쁘고, 매장도 괜찮습니다.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는데... 이 것도 몇 시간 하니까 지겹습니다. 결국에는 다른 괜찮은 곳을 찾아보기 시작합니다.

님만해민 Crazy Noodle

일단 배고파서 카페를 나와 밥 부터 먹었습니다. 님만해민에 위치한 'Crazy Noodle' 이라는 곳에서 먹었는데, 왜 'Crazy' 인지 먹으니까 알겠더라구요. 매운거 좋아하는 분들만 가세요. 저는 울면서 먹었습니다.

warm up cafe
warm up cafe

밥을 먹고 난 후에는 치앙마이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인 'Warm Up Cafe' 로 갔습니다. 역시 님만해민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름은 카페인데 카페는 아니고, 라이브 뮤직 펍+클럽 느낌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실내는 클럽 분위기고, 실외는 라이브 밴드 뮤직을 듣는 펍 분위기 입니다. 사람들이 혼자 오는 분위기는 아니고, 다 일행과 함께 옵니다. 혼자는 가지 마세요, 추천하지 않아요.

 

그렇게 저는 첫째 날과 마찬가지로 둘째 날도 맥주와 함께 라이브 뮤직을 들으며 하루를 끝마칩니다...


3일 차

둘째 날과 마찬가지로 아침은 조식과 함께 시작됩니다. 지난 이틀 동안 너무 시내에만 있던 것 같아 셋째 날은 치앙마이의 특징 중 하나인 '자연'을 느껴보려 마음 먹습니다.

치앙마이 로댕

'로댕' 이라고 불리우는 저 승합차를 하루 렌트했습니다. 8시에 출발해서 5시에 돌아오는 일정이었는데, ฿1,500 들었습니다. 최대 6명까지 합승이 가능해서 사람이 많을수록 금전 부담이 덜합니다. 저는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몬챔' 이라는 지역으로 가보기로 결정합니다. 구글 리뷰가 좋았거든요.

 

Maesa Elephant Camp

로댕을 운전해주는 기사가 몬챔까지 가는 길에 괜찮은 관광 명소들을 데려다 줍니다. 원하는 곳이 있으면 기사에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소통이 된다는 전제조건 하에!

Maesa Elephant Camp
Maesa Elephant Camp
Maesa Elephant Camp
Maesa Elephant Camp
Maesa Elephant Camp

몬챔으로 가는 길에 처음으로 들른 곳은 'Maesa Elephant Camp' 였습니다. 코끼리 동물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새끼 코끼리 부터 어른 코끼리까지, 살면서 볼 코끼리는 다 볼 수 있습니다. 시간 맞춰서 가면 코끼리들 목욕 시키는 것도 볼 수 있고, 코끼리 쇼도 볼 수 있습니다.

 

코끼리가 생각보다 영특해서 신기합니다. 코끼리 쇼에서는 그림도 그리고, 축구도 하고, 재롱도 피웁니다. 우리 집 강아지 보다 낫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입장료도 ฿150 정도 밖에 안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성비가 훌륭하죠?

 

Queen Sirikit Botanic Garden

태국은 입헌군주제가 운영되고 있는 나라입니다. 다시 말해 왕이 있는 나라입니다. 현재 왕의 아버지인 라마 9세는 태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왕인데, 시리킷 왕비가 라마 9세의 부인입니다. 'Queen Sirikit Botanic Garden'은 직역하면 '시리킷 왕비 식물원'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ueen Sirikit Botanic Garden
Queen Sirikit Botanic Garden
Queen Sirikit Botanic Garden
Queen Sirikit Botanic Garden
Queen Sirikit Botanic Garden
Queen Sirikit Botanic Garden
Queen Sirikit Botanic Garden

'Canopy Walks' 라는 구름다리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제일 좋았습니다. 경치도 좋고 사진 찍기도 좋고... 그 외에도 3D 아트 전시관, 식물원, 분수 정원 등등이 있습니다. 사람이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라서 한가한 기분+자연 느낌이 좋았습니다. 방콕에는 워낙 나무가 없어서...

 

딸기 농장과 카페

딸기가 자라기 좋은 탓인지, 딸기 농장이 많았습니다. 방콕에 딸기라도 하나 사가자는 생각에 멈춰서 들렀습니다.

치앙마이 딸기 농장
치앙마이 딸기 농장
치앙마이 딸기 농장

딸기 농장에서는 '딸기 따기 체험'도 할 수 있습니다. 일정 금액을 내면 일정 시간 동안 밭에서 딴 딸기를 그대로 집에 가져갈 수 있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딸기를 따면 그만큼 이득이겠죠? 전 더워서 안했습니다. 딸기 따다가 쓰러질 것만 같은 날씨였거든요.

pongyang jungle cafe
pongyang jungle cafe
pongyang zipline

'Pongyang Jungle Coaster & Zipline' 이라는 액티비티 체험 시설도 가봤습니다. 짚라인 타는 것 보니까 예전에 군대에서 유격하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전 굳이 하고 싶지 않아서 안했고, 안에 이쁜 카페가 있다고 해서 가봤습니다. 카페는 정말 이쁘고 특이합니다. 여긴 확실히 추천합니다.

 

몬챔

그리고 드디어 몬챔에 도착합니다. 조그마한 산골 시골 마을 느낌입니다. 고도가 높아서 뷰가 정~말 좋았고 공기가 달랐습니다. 산골 마을 답게 날씨도 쌀쌀했습니다. 간만에 느낀 그 쌀쌀함이 너무 좋았습니다.

치앙마이 몬챔
치앙마이 몬챔
치앙마이 몬챔
치앙마이 몬챔

몬챔 마을에 오니까 '치앙마이에서 힐링하고 가자'는 말이 뭔지 알 것 같습니다. 사람 없고, 조용하고, 공기 좋고, 커피 맛있고. 한국에서의 숨 막히는 삶이 남의 얘기만 같습니다. 아, 돈 많이 벌어서 이런데 별장 짓고 조용히 살고 싶다는 생각도 잠깐 듭니다. 물론 그러려면 돈이 많아야겠죠?^^

 

Saturday Night Street Market

몬챔 일정을 끝내고 호텔로 돌아오니 5시 밖에 안됬습니다. 몸은 피곤해도 뭔가 이대로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기에는 치앙마이에서의 마지막 밤이 조금은 아깝습니다. 그래서 또 다시 올드타운 쪽으로 몸을 향합니다.

Saturday Night Street Market 치앙마이
치앙마이 토요일 야시장

'토요일 야시장', 여긴 정말 이름 바꿔야 됩니다. '토요일 사람 많은 야시장' 이라고 해야 관광객들도 각오하고 올 수 있을텐데. 도로 넓이에 비해 사람이 너~무 많아서 뭘 할 수가 없습니다. 앞 사람이 물건이라도 하나 구경한다 싶으면 바로 같이 멈춰서 물건 구경해야 됩니다. 걔가 안가면 못가거든요.

 

피크 시간이 지나니 좀 괜찮아지는 것 같긴 한데, 이미 제 몸과 마음은 호텔만을 생각합니다. 결국 토요일 야시장에서 상처만 입은 채 치앙마이에서의 마지막 밤을 끝마칩니다.


이번 3박 4일 간 치앙마이 여행을 하면서 다시 한번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와 있느냐' 라는 것입니다. 여행 일정이 힘들어도, 볼거리가 별로 없어도, 돈을 많이 써도, 함께 있는 사람과 마음이 잘 맞고 재미가 있으면 최고의 여행이 됩니다.

치앙마이 국제공항

혼자 여행하는 것을 잘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외로움도 안타고, 혼자 있으면서 여유를 잘 느끼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습니다. 반대로 '홀로 여행'에 끌려 혼자 왔다가 외로워하고 심심해하고, 결국에 동행을 찾아 다니다가 상처만 받고 귀국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무엇이 좋다, 나쁘다의 얘기가 아닙니다. 성격이 다를 뿐입니다. 자신이 어떤 성격인지를 잘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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