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순이네

아이폰 X 일주일 사용기

2년 반 정도 동안 잘 쓰던 아이폰 6S 플러스 모델이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아서 이제 보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콩 애플 스토어에서 먼 길 건너온 친구인데, 이렇게 작별하니 아쉬웠습니다. 중고가 제발 빨리 팔렸으면... 값도 생각보다 낮던데...


아이폰 X

애초에 아이폰 8로 갈 생각이 전혀 없었고 오직 X만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M자 탈모라고 불리며 앱등이들도 울리고 탈모인들도 울리는 디자인으로 호불호가 많이 갈리던 출시 초반 분위기 속에서도 저는 X가 이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무엇보다 애플이 드디어 디자인 면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줘서, 그것도 바라고 있던 베젤리스 디자인을 택해서 한 없이 이뻐 보였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아이폰 X는 모든 아이폰 중에서 가장 이쁘다고 생각합니다.

iCloud 백업

아이폰을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시겠지만, 아이폰은 기변을 하면 딱 하루만 새 폰 기분이 납니다. iOS 백업이 '영혼 백업' 이라고 불릴 정도로 잘 되어 있는 탓도 있고, 지난 아이폰 시리즈의 디자인이 대게 거기서 거기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아이폰 6S 플러스에서 아이폰 X로의 기변은 '새 폰 느낌'이 오래 지속 됬습니다. 디자인이 아예 달랐거든요.


Face ID

가장 큰 변화점은 역시나 'Face ID'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아이폰 6S 플러스의 지문인식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을 하고 있던 사용자라서 사실 페이스 아이디가 처음 공개 되었을 때는 걱정과 불만이 많았는데, 막상 사용해 보니까 얘기가 다릅니다. '손가락을 홈 버튼에 가져다 댄다'는 활동 패턴이 하나 사라진 것 뿐인데 이렇게 큰 차이가 느껴질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느끼는 가장 큰 차이점 입니다.

Face ID

페이스 아이디에 대해 불만이 있다면 역시나 많은 분들이 지적하시는 것처럼 '책상 위에 두었을 때 얼굴을 억지로 기웃거려야 한다'는 점일 듯 싶습니다. 이 부분은 저도 격하게 동감합니다. 지문 인식일 때 손가락만 가져다 댔던 것과 얼굴 전체를 움직여야 하는 것은 생각보다 귀찮음의 차이가 컸습니다. 애플에서 페이스 아이디 기능을 소개할 때 수영장에서 자유롭게 페이스 아이디로 언락하던 장면이 있었는데, 아마 학습이 굉장히 축적된 상태이거나 약간의 과장 광고가 섞였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페이스 아이디

어떤 분들 말로는 페이스 아이디 초기 설정 후 2주 동안은 '집중 학습 기간' 이라서 잠금 해제를 시도한 얼굴의 데이터가 원본 데이터와 근접하지 않아도 학습을 실행하고, 2주 이후에는 일정 수준 이상 일치해야 학습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애플의 관련 기술 문서를 읽어봐도 그런 내용을 찾을 수 없어서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한 것은 페이스 아이디가 학습을 하긴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학습 과정이야 말로 페이스 아이디를 완벽하게 사용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라고 확신합니다.


사라진 홈버튼

주변인들이 아이폰 X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분들 대화의 요점은 '홈 버튼 없는 아이폰은 팥 없는 찐빵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혀 공감할 수가 없고,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예전부터 물리적인 공간을 차지하는 홈버튼이야 말로 필요 없다면 없애고 싶다고 생각한 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약 한 달 정도 홈 버튼이 없는 아이폰을 사용해 본 결과, 애플은 훌륭하게 홈버튼의 기능을 대체하는 것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멀티태스킹

아직도 많은 아이폰 사용자 분들이 멀티태스킹 화면에서 일일히 앱들을 스와이프 아웃해서 제거합니다. 아마 메모리를 차지할 까봐, 그로 인해 배터리에 영향이 갈까봐 걱정이 되서 그런 일련의 행동들을 하시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미 작년에 그런 행동은 iOS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애플 관계자 답변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 글을 읽은 이후에는 한번도 그 짓을 안했습니다. 안하니까 편하긴 한데, 주위 사람들이 자꾸 지우라고 해서 그게 더 짜증납니다. 어쨌든 아이폰 X에서는 이렇게 멀티태스킹 상황에서 앱 삭제를 하는 부분이 더 귀찮아졌습니다. 예전에는 홈 버튼을 두번 누르고 스와이프 아웃으로 앱을 삭제했지만, 아이폰 X에서는 멀티 태스킹 화면을 불러온 후에 앱을 꾹 눌러서 삭제 기능을 활성화 한 후에 앱을 끌 수 있습니다. 귀찮아졌죠? 다시 말씀 드리지만 안하셔도 됩니다.

아이폰 X 화면 전환

대체 된 홈 기능에서 가장 체감이 잘 되는 부분은 화면 전환입니다. 기존에 아이폰 6S 플러스를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 중 하나가 3D 터치를 활용한 화면 전환이었는데, 아이폰 X에서는 훨씬 더 수월합니다. 그냥 홈 바를 옆으로 쓱쓱 밀어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짱 편합니다.

아이폰 X

하지만 사라진 홈버튼으로 인한 제어 센터 사용 방법이 달라졌습니다. 당장 저는 iOS 기기를 하나만 사용하기 때문에 상관이 없지만, 아이패드를 사용하거나 아이폰 X가 아닌 또 다른 아이폰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제어 센터 사용 방법이 이원화 된 것이 매우 못마땅 할 듯 합니다. 이건 애플이 지난 시간 보여주었던 일관성 있고 완성도 높은 소프트웨어를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 분명합니다. 애플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불편한 건 불편한 것이니까요.


음량

아이폰 6S 플러스에서 넘어온 만큼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 중 하나가 음량 크기입니다. 아이폰 7부터 스테레오 타입의 스피커가 들어가서 음량이 6S에 비해 비약적으로 커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이폰 X는 정말 어마어마 합니다. 예전에 하던대로 벨소리를 가장 큰 소리로 설정해 놨었는데, 너무 커서 반으로 줄였습니다. 출력은 좋을 수록 나쁜 것이 없으니 좋습니다.


카메라

X에는 6S 플러스의 카메라 조리개 값에 비해 더 밝은 조리개가 들어갔습니다. 좋은 부분입니다만, 사실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이미지 센서는 아직은 카메라를 대체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요새 대부분의 컨텐츠 소비는 웹에서만 이뤄져서 카메라 급의 높은 화소와 화질, 심도가 필요 없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웹에서 봐도 확실히 카메라로 찍은 것과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은 차이가 납니다. 특히 저조도 촬영 부분에서는 더욱 차이가 나죠. 센서 크기에서 차이가 나니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인물사진모드

하지만 정말 놀라웠던 점은 아이폰 X의 '인물사진모드' 입니다. 얘기를 많이 듣기도 했었고, 다른 사람 아이폰으로도 많이 찍어봐서 별 감흥이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품질이 좋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배경 날리는 수준도 초기에 비해 많이 좋아졌습니다. 특히 광량이 충만한 주광 하에서는 정말 카메라 못지 않은 수준의 결과물을 뽑아내더라구요. 취미로 사진을 하는 제 입장에서는 너무 만족스러운 일입니다.


디스플레이

예전부터 갤럭시의 스티커 붙인 것 같은 OLED 액정을 좋아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아이폰 X의 디스플레이는 좋습니다. 너무 마음에 들어서 미칠 것 같은 수준은 아니고 그냥 만족스럽습니다. 트루톤 디스플레이는 평이 좋아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생각보다 그냥 그렇습니다. 사실 '눈이 편안하다'는 것이 쉽게 느끼기 힘듭니다. 눈이 아픈 것은 느끼기 쉬워도, 편안할 때는 그렇게 쉽게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아이폰 X 해상도

M자 탈모가 완벽한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엄연한 기술의 한계로 인한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는 없어지겠죠. 언제가 될 지는 모르지만, 분명 기술이 발전하면 없어질 것입니다. 그게 언제가 될 지 모릅니다. 올해 출시 될 아이폰도 노치 디자인을 택할 것 같기는 하지만, 당장 내년에 출시 될 아이폰에는 탈모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 때를 노리는 것인지 몇몇 어플들은 X 해상도에 대응할 생각을 하지를 않습니다. 해상도 대응 작업이 이뤄진 앱과 이뤄지지 않은 앱의 차이가 커서 하루 빨리 해상도 대응 작업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들리는 소문에는 4월부터 출시되는 새로운 앱에는 무조건 X 해상도가 지원되어야 한다는데, 아쉽게도 이미 앱스토어에 등록되어 있는 앱들은 해당사항이 아닌 듯 싶습니다. 정말 아쉽습니다. 애플이 강제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M자 탈모

노치 디자인의 짜증나는 점은 배터리 퍼센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단점이라서 많이 당황했습니다. 잔여 배터리 퍼센트를 보기 위해서는 제어 센터에 들어가야만 합니다.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 될 듯한 문제가 아니라서 더욱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저 같이 방전 공포증이 있는 사람한테 배터리 퍼센트는 꽤 소중한 기능이거든요...


그 외

앞서 말씀드린 것들은 아이폰 6S 플러스를 2년 반 사용한 제가 X로 바꾸고 일주일 동안 느꼈던 요점들입니다. 그 외에도 잠금 화면에서 제어 센터로 들어갈 필요 없이 3D 터치로 손전등과 카메라 키기, TrueDepth 카메라를 통한 화면 주시 기능과 이모티콘 등 소소한(제 입장에서) 기능들이 많습니다. 엄청난 성능의 스마트폰이라고 하긴 하는데, 당연히 버벅임은 못 느끼고 있습니다. 몇 일 전에는 검은 사막을 한번 플레이 해봤는데 풀옵 원활히 잘 돌아가더라구요. 물론 오래하면 당연히 발열이 펄펄 나겠죠. 성능 부분은 아이폰 6S 플러스 급에서도 충분히 만족하고 사용하던 터라 크게 '짱이다!' 라는 생각이 안듭니다.


아이폰 X의 가장 큰 단점은 그 어떤 것도 아닌 가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약 160만원(256GB)에 달하는 '스마트폰'의 가격은 비상식적이고 미친 가격임에 분명합니다. 제가 2년 전에 맥북을 147만원 주고 샀는데, 노트북 보다 비싼 스마트폰 입니다. 그런 가격에도 기어이 구입을 한 저도 제정신이 아닌 것 같기는 한데, 애플이 다음부터는 조금 더 평범한 스마트폰 가격을 달아주기를 기대합니다. 아예 싸게 내라는 말이 아닙니다. 적어도 타사 플래그쉽 모델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 정책을 보여줬으면 하는 말입니다. 후...

블로그의 정보

참순이네

분도🇰🇷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