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순이네

6주 걸려 받은 에어팟 개봉기

애플이 에어팟을 발표하기 반년 전, 잘 가지고 다니던 블루투스 이어폰을 잃어버려 새로운 이어폰을 알아보던 제게 '애플이 완전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을 개발 중이다'는 풍문은 굉장히 솔깃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새로운 이어폰 구매를 뒤로 한채 서랍 안 깊숙히 박혀있던 이어팟으로 반년을 버텼었네요.

애플의 발표가 끝나고 일어나자마자 두근두근한 기분으로 요약글을 읽었지만, 디자인은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특히 위의 저 사진은 에어팟을 기다리고 있던 모든 잠재적 구매자들의 지갑을 닫게하는 것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얀 콩나물 대가리, 골프채, 담배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경악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성능면에서는 나무랄 것이 없었습니다. 이어팟 수준의 음질, 안전한 착용감, 완전 편리한 연결, 빔포밍을 통한 걱정할 것 없을 수준의 통화품질...

 

하지만 애플 제품을 사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상 가성비나 성능보다 우선시하는 것이 '이쁨'이었습니다. 애플은 그런 이들에게 스마트 배터리 이후 다시 한번 소비자들의 뇌를 혹사시키는 뇌이징을 시도하게끔 만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무도 살 것 같지 않았던 에어팟은 현재 완전 품절입니다. 저도 뇌이징에 성공해서 공홈에서 주문을 했지만, 배송까지는 현재 기준으로 주문 시 약 6주가 걸리는 상황입니다. 비단 한국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말입니다.

저도 1/23에 주문을 했지만, 물품을 받아본 것은 3/13입니다. 정확히 애플에서 안내하던 배송일자에 물품을 받아보았네요. 이러기도 힘들텐데 참 대단합니다.

애플 기기 개봉은 언제나 가슴 떨립니다. 안 속에 갇혀있는 하얀 친구들을 빨리 보고싶은 느낌! 개인적으로는 제트블랙 색상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지만, 그건 아마 배송이 12주 정도 됬을 것 같네요.

안에는 사용설명서와 라이트닝-USB 케이블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여분의 애플 정품 케이블이 생겨서 좋네요. 올해 나오는 신형 아이폰에도 USB Type-C보다는 라이트닝 포트가 탑재되기를 바래봅니다.

첫인상은 생각보다 작고 귀엽다는 느낌입니다. 누가 치실통이라 했던가요? 정말 그 느낌이 정확히 들어맞습니다. 쪼그맣고, 하얗고, 앙증맞은 느낌입니다.

 

하단에는 보시는 바와 같이 제조년월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지금이 3/13인데 제조년월이 3월이라니, 만들어지자마자 바로 제 품에 달려왔나 봅니다.

에어팟 케이스 뚜껑을 열면 케이스보다도 더욱 앙증맞은 에어팟이 있습니다. 정말 이어팟에서 선만 자른 것 같은 느낌입니다.

 

처음 착용하고 거울을 보는데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더라구요. 그렇게 안어울리는 것 같지는 않은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뭔가 꼬라지가 웃기긴 했습니다. 신문물을 접하는건 쉽지 않네요.

 

실제로 써본 에어팟

1. 선이 아예 없는 것에서 오는 편리함이 확실히 있습니다. 전에도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해 봤지만, 이러한 단독 유닛 형태의 블투 이어폰은 처음이라 약간 신세계 느낌이네요.

 

2. 전 막귀이지만 제게는 충분히 음질이 좋습니다! 확실히 베이스가 좋은 느낌이네요. 바로 전에 애플 인이어를 쭈욱 사용해왔지만, 느낌이 다르다의 차이가 날 뿐 무엇이 더 좋다!는 말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3. 기본 설정이 정말 간편합니다. 제품 받고, 아이폰 옆에서 뚜껑만 열어주면 바로 페어링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번 페어링이 되면 사용 중인 다른 iCloud 기기에서도 연동이 됩니다. 제 맥북에서도 바로 뜨더군요.

 

4. 더블탭으로 시리를 호출하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이 어렵습니다. 노하우가 필요한 것 같은데, 아직 제게는 좀 어렵네요. 시리 호출 성공률이 아직 10~20% 수준인 것 같습니다. 이건 계속 사용하며 감을 익혀야 하는 부분이겠죠?

 

5. 한쪽만 빼면 노래가 자동 정지되고, 다시 끼면 다시 흘러나오는 것이 정말 신기합니다. 언뜻 보면 간단한듯 싶다가도 신기방기하네요.

 

애플의 완성형 이어폰

처음으로 사용해본 애플의 이어폰은 이어팟이었습니다. 항상 커널형 타입의 이어폰만 써오다가 오픈형을 쓴 것이 처음이었는데, 의외로 편하다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이어팟을 잃어버린 후에 구매한 것이 인이어였습니다. 애플의 제품 중 가장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에 구매해보았지만, 오픈형의 편리함이 제게는 더 크게 느껴지더군요. 확실히 차음성이 뛰어나고 음질이 좋은 것은 느껴졌지만, 약간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구매하게 된 에어팟에서 애플이 완성형 이어폰을 만들어내는것에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착용 모습에서 오는 이질감은 시간이 흘러가며 이러한 류의 제품들이 대중화되면 사라질 문제이고, 그 외의 단점은 딱히 찾기가 힘듭니다. 앞으로 오래도록 쓸 친구가 생긴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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